만 40세, 갑작스럽게 찾아온 폐경전기 - 약사의 솔직한 경험담

 

안녕하세요, 약사로 일하고 있는 40대 초반 여성입니다.

오늘은 제가 최근 겪고 있는 폐경전기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해보려고 해요. 혹시 비슷한 증상으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출처 : Unsplash

 

갑작스럽게 변한 내 몸의 신호들

저는 원래 생리량이 적은 편이었어요. 생리기간 내내 중형 생리대로도 충분했죠. 그런데 출산 후 갑자기 생리량이 엄청 늘더니, 밤이 아닌데도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써야 할 정도였어요. 올 초까지도 그랬는데요.

그런데 5-6월부터 뭔가 이상했어요. 생리량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7월이 되자 더욱 확실한 변화들이 나타났죠.

주요 증상들:

  • 생리량 급격히 감소 (2일로 단축!)
  • 생리주기 단축 (20일 초반대)
  • 밤낮으로 덥고 추움 반복
  • 수면 장애

이 증상들을 보자마자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싶었어요. 네, 바로 갱년기 증상들이었거든요.

설마했던 검사 결과, 현실이 되다

만 40세인 제가 설마 벌써 폐경전기일까 싶어 반신반의하며 산부인과에 갔어요. 접수할 때 갱년기 증상으로 진료를 보고 싶다고 하니, 접수 담당자분께서 "아직 그럴 나이가 아니시니까 생리주기 상담으로 차트에 적어두겠다"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의사 선생님과 상담 후 진행한 호르몬 검사 결과는 명확했어요.

검사 결과:

  • FSH: 40.10 (정상 생식기 여성 3.5-12.5 mIU/mL)
  • LH: 12.30
  • Estradiol(E2): 9.04 (정상 생식기 여성 12.5-166 pg/mL)

FSH 수치가 40을 넘고 에스트라디올이 현저히 낮은 수치로, 정말 폐경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진단이었어요.

폐경전기 호르몬 변화의 의미

약사로서 이 수치들을 설명드리면, FSH(난포자극호르몬)는 난소 기능이 떨어질수록 뇌하수체에서 더 많이 분비돼요. 마치 "난소야, 더 열심히 일해!"라고 신호를 보내는 거죠.

LH(황체형성호르몬) 역시 FSH와 함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데, 배란과 황체 형성을 자극하는 역할을 해요. 폐경전기에는 FSH만큼 급격하지는 않지만 LH도 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반대로 에스트라디올은 난소에서 분비되는 여성호르몬으로, 수치가 낮다는 것은 난소 기능이 저하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정상적인 생식기 여성의 에스트라디올 수치(12.5-166 pg/mL)와 비교하면 제 수치(9.04)는 현저히 낮은 상태였어요.

예상보다 빨라진 타임라인

의사 선생님께 "언제쯤 폐경이 될까요?"라고 여쭤보니, 빠르면 3개월, 늦으면 3-4년 후라는 답변을 받았어요. 생각보다 훨씬 빠른 일정에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그 순간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진료실에서 충격적인 검사 결과를 듣는 장면들이 떠올랐어요. 제3자가 저를 보는 시선까지 상상되더라고요.

40세 이후의 폐경, '조기폐경'이 아니라고?

만 40세가 넘으면 의학적으로 '조기폐경'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조기폐경은 40세 이전에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거든요. 하지만 평균 폐경 연령(51-52세)보다는 여전히 이른 시기인 건 맞죠.

폐경이 가져오는 건강상 변화들

폐경이 빨리 오면 여러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주요 건강 이슈:

  • 골다공증 위험 증가: 에스트로겐 감소로 골밀도 저하
  •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 여성호르몬의 심혈관 보호 효과 감소
  • 피부 노화 가속화: 콜라겐 합성 저하
  • 비뇨생식기 위축: 질 건조, 요로감염 위험 증가

개인적으로는... 피부 노화가 가장 충격적이에요. 저는 또래보다 어려 보이고 싶은 열망이 강한 편인데, 호르몬 변화로 인한 노화가 가속화된다는 게 받아들이기 어렵더라고요. 아이가 있어서 생식능력 상실은 크게 의미 없지만, 외모 변화는 정말 신경 쓰이네요.

폐경기 여성을 위한 의학적 가이드라인

최근 밀리의 서재에서 대한폐경학회 출간 『폐경기건강: 폐경 여성을 위한 지침서』를 읽어봤어요. 여기서 인상 깊었던 내용은 폐경 증상이 있으면 실제 폐경 여부와 관계없이 빨리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라는 권고였어요.

호르몬 치료의 골든타임

폐경전후기 호르몬 치료는 시기가 중요해요. 폐경 후 10년 이내, 또는 60세 이전에 시작해야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으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거든요.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계획

다행히 요즘은 초기에 겪었던 열감이나 수면 장애 같은 증상들이 많이 완화된 상태예요. 폐경전기는 호르몬 수치가 불규칙하게 변동하는 시기라, 증상도 왔다 갔다 할 수 있거든요.

앞으로의 계획:

  1. 증상 재발 시 즉시 병원 재방문
  2. 호르몬 수치 재검사
  3. 필요시 호르몬 치료 즉시 시작
  4. 생활습관 개선 (운동, 영양관리)

비슷한 증상을 겪고 계신 분들께

만약 다음 증상들을 경험하고 계시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산부인과 상담을 받아보세요.

체크리스트:

  • 생리 패턴의 급격한 변화 (양, 주기)
  • 갑작스러운 열감이나 식은땀
  • 수면 장애
  • 원인 모를 기분 변화
  • 질 건조감

저처럼 '설마 내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조기 발견과 적절한 관리가 중요해요. 특히 40대 초반이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요.

마무리하며

솔직히 아직도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내 몸이 그런걸요. 그렇다고 세상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요.

약사로서의 전문 지식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폐경전기도 인생의 자연스러운 한 과정이라는 걸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적절한 의학적 관리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 시기를 잘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비슷한 상황의 분들, 우리 함께 건강하게 이겨나가요! 💪


📌 주의사항: 이 글은 개인 경험담으로, 의학적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증상이 있으시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참고문헌: 대한폐경학회, 『폐경기건강: 폐경 여성을 위한 지침서』